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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아이에게 숙제를 시켰다. 식탁에 앉혀놓고 공책을 펴줬다.
또 몸이 배배 꼬인다. 현미경마냥 지우개를 쳐다본다. 작게 조각낸다. 연필을 빙글빙글 돌린다. 아빠도 못하는 다리를 꼰다. 유연하네.
책 펴놓고 딴짓하는 내 새끼. 이놈새끼. 내 새끼라 그런지 더 열받는다.
"밍기적대지마라. 바른자세로 앉아서 얼른 숙제 끝내라."
공허한 말이다. 들은 척도 안한다. 결국 용이 불을 뿜듯 소리를 지른다. 그제야 종이 위로 연필이 정상 궤도를 찾는다.
찜찜하다. 아이에게 화를 낸 것도 그렇고. '밍기적'이 맞나?라는 의심도 든다.
어찌저찌 숙제를 마쳤다. 아이와 국어사전을 펴본다.
먼저 초등국어사전에서 밍기적.에 대해 찾아봤다. 없다. 사전에 없는 말이다.
더 큰 사전을 펴봤다. 뭉그적거리다의 강원지방 방언이란다.
'뭉그적거리다'가 올바른 표현이다.
이것도 모르고 말 맛 나는대로 밍기적.이라고 한참 잔소리했다.
나부터 뭉그적대지말고 사전을 찾아볼걸 그랬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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