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자녀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 행위를 셰어런팅이라고 합니다. 카카오톡 프로필사진이나 블로그, 유튜브 등 매체에 어린 자녀의 사진을 올리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셰어런팅 정의
셰어런팅이란 소셜미디어에 자식의 사진이나 영상을 노출시키는 행위를 말합니다. 공유하다는 뜻의 share와 양육하다는 뜻의 patenting을 합쳐 만든 신조어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일상을 SNS에서 올리는 행위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이런 신조어가 만들어질 만큼 자녀의 모습을 노출시키는 부모가 정말 많습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면 한 아이의 성장일기 수준으로 많은 양의 사진을 올리는 엄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는 아이의 예쁜 사진을 넘어 무엇을 먹었는지, 주말에 어디를 갔는지, 무슨 책을 읽었는지, 요즘 관심 있어하는 놀이나 캐릭터는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셰어런팅이란 말은 2012년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같은 행위가 우리나라의 엄마들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그것도 10여 년 전부터 말입니다. 한 조사에서는 10살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의 약 86%가 셰어런팅을 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최근의 양육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자식 있는 부모라면 거의 대부분 하는 행동이겠습니다.
셰어런팅의 장점
자신의 자녀가 자라나는 모습을 SNS에 기록하면 몇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 아이와의 추억을 쉽게 기록하고 자주 되돌아 볼 수 있다.
- SNS를 통해 다른 부모들과 연결을 맺을 수 있습니다.
- 아이를 좋아해주는 일종의 팬이 생길 수 있다.
- 자녀 양육과 훈육, 교육 등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그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SNS나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는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인화해서 사진첩에 보관했습니다. 그러고는 1년에 한두 번 또는 손님이나 친구가 찾아왔을 때 함께 펴보며 일종의 놀이가 되거나 친밀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SNS나 스마트폰에 기록하는 것이 쉬워지면서 사진첩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더 자주 기록하고 더 자주 열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SNS는 다른 사람과의 연결을 해주었습니다. 공동육아라는 개념이 옅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를 중심으로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일은 오프라인 상에서는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대신 SNS를 통해 누군가가 응원이나 칭찬 댓글을 달아주면서 온라인 인맥을 쌓을 수 있습니다. 보통 비슷한 시기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관계를 맺다 보니까 비슷한 고민을 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순기능이 있습니다. 또는 오프라인에서 관계를 맺으면 피곤한 부분이 생기는데, 그런 단점 없이 조금은 가볍게 육아 이웃을 만나는 느낌도 있습니다.
셰어런팅의 단점
셰어런팅의 단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과도한 개인정보가 노출된다.
- 아이의 사생활이 침해당할 수 있다.
- 이미 노출된 사진 등의 유통을 막지 못할 수 있다.
-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셰어런팅의 문제점을 가장 극단적으로 말하면 누군가 아이의 정보를 악용해 범죄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딱 떠오르는 사건은 없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빈다. 사진의 배경으로 사는 곳을 찾아내고, 입고 있는 옷이나 육아용품 등을 통해 경제적 수준을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연속된 사진을 분석해서 아이의 동선을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이 다 있기 때문에 이런 정보를 가지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사진을 이상하게 합성해서 인터넷에 떠돌아 다닐수도 있습니다. 물리적인 범죄가 아니더라도 범죄에 이용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좀 더 성장한 이후에 어린 시절 사진이 친구들 사이에 어떻게 작용할지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모든 가능성을 아이가 스스로 인식하고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 부모가 부모 마음대로 결정해서 피해를 입게 되면 정말 불행한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조금 극단적이고, 과도할 정도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씀을 드려야 조금이라도 경각심이 생길 거 같습니다.
셰어런팅, 이렇게 하세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셰어런팅은 이미 일종의 문화로 자리잡았습니다. 막을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렇더라도 부모로서 몇 가지 부분은 신경을 써주시길 추천합니다. 아래에 셰어런팅 전에 고려할 점을 정리해 봅니다.
- 과한 노출이 있는 사진은 공유하지 않습니다.
- 온라인에 업로든 된 정보는 불특정 다수가 본다는 것을 유념하세요.
- 온라인 상 정보는 내 의사와 상관없이 재배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사진을 올리는 플랫폼에서 업로드된 정보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확인하세요. (제삼자 제공하는지 체크 필요)
- 자녀가 어리더라도 사진을 올리는 것에 대해 물어보거나 이야기 나눠보세요.
셰어런팅에 대한 문제점의 본질은 자녀의 의사결정권 침해입니다. 자녀의 의사가 아닌 부모의 마음대로 한 행동 때문에 자녀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이익을 당하면 안 됩니다. 그럴 가능성에 대해 부모가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보고 고민을 해야 합니다. 무분별하게 아이 자랑인지 내 자랑인지 모를 사진을 지나치게 업로드하는 것이 과연 무엇을 위한 행위인지 생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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