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독립리그 소속의 일본인 투수가 6주 동안 KBO 무대를 누볐다. 5경기 동안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23이닝 동안 13 자책점을 내줬다. 27 탈삼진을 기록했고 볼넷은 9개였다. 평범해 보이는 이 기록의 주인공은 시라카와 케이쇼다.
SSG랜더스는 KBO의 규정에 따라 2명의 외국인 투수만 보유할 수 있다. 시라카와는 대체선수이기 때문에 본래의 용병선수가 복귀하면 계약을 종료해야 하는 처지였다. 구단은 시라카와의 실력에 용병 교체까지 고민을 했지만, 결국 시라카와와 계약을 종료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
랜더스는 " SSG는 기존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6주간의 재활기간 및 2번의 퓨처스 경기 등판을 통해 몸 상태와 기량을 점검했고, 좌완 투수의 이점과 풍부한 선발경험 등 후반기 선발진 강화에 좀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이숭용 감독은 타 팀이 엘리야스를 데려갈 가능성이 제기돼 이를 막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무튼, 시라카와 케이쇼는 6주 동안 잘해줬다.
시라카와는 랜더스의 용병 엘리야스의 부상으로 '대체용병'으로 KBO에 입성했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최상위 수준의 투수라는 게 그에 대한 첫 소개였다.
일본인 투수들의 보통의 성향처럼 구속과 제구에 있어서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와일드하고 씩씩한 투구폼도 멋졌다. 이름대로 K(삼진) 쇼를 보여주기도 했다.
까만 피부와 두껍게 단련된 팔뚝이 그간의 연습량을 보여주는 거 같았다. 전형적인 일본인의 얼굴이지만 웃을 땐 다른 선수들보다 천진난만함이 있었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이고, 독립리그 수준이기에 실력적인 한계는 있었다. 기록에도 잘 드러난다. 볼넷과 삼진 비율이 1:3으로 매우 준수하지만 평균자책점이 5점대이다. 기복이 있었다는 게 기록에서 드러난다.
얼마 전 이대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일본 독립리그에 속한 한 팀의 연습장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시설이나 장비가 우리나라의 독립리그 수준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라카와는 그런 곳에서 연습을 해왔을 것이다.
그런 투수가 KBO 1군 무대에서 이닝당 한 개 이상의 탈삼진을 잡았다. 시라카와의 선전은 KBO에 긴장감을 불어넣어줬다. 독립리그 수준의 투수를 공략하지 못하는 팀도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랜더스는 엘리야스를 선택하고 시라카와를 돌려보내기로 결정했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그가 다시 한국 무대에 등장할 거라고 예상한다.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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