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1차 시험 합격수기입니다. 저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1차 시험을 준비했고, 2022년 12월경에 받은 1차 점수는 부동산학개론 75점, 민법 70점이었습니다. 동차로 합격했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직장을 다니고 저녁때는 육아에 신경 써야 하는 아빠로서 현실적으로 1년에 한 단계씩 합격해 나가는 게 현실적이라고 판단해 1차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동차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공부시간을 확보해야 하고, 개인의 공부 능력에 따라 그 기간이 더 길어지기도 하는 점을 고려해서 여러분도 어떻게 준비할지를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욕심내지 않고 1년에 한 단계씩 꾸준히 공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본격적인 합격수기를 시작합니다.
공부 기간과 학습 스케줄
- 제 공부기간은 4개월 정도 됩니다. 기간이 4개월이지만 초반 2개월 정도는 출퇴근길에 동영상 보는 게 전부였습니다. 4월에 부동산학개론 11~12, 1~2월 과정과 민법 11~12월 과정을 몰아서 들었습니다. 이 정도 강의를 들으니 전체 공부량이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을 수 있어서 이때 공부 자체를 멈추었습니다. 4월부터 10월까지 두 과목을 계속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흐지부지 되겠다 싶었습니다. 한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저는 성격상 무슨 일이든 발 등에 불이 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집중도 안 되는 공부 하면서 가족이나 회사에 신경 안 쓰고 사느니 일단 공부를 멈추자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8월부터 본격적으로 하자는 생각으로 그냥 손을 놓았죠.
- 8월이 되고 휴가도 일찍 다녀와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부동산학개론 3~4월 과정과 민법 5~6월 과정을 빠르게 들었습니다. 민법총칙은 10여년 전에 공부한 경험이 있어서 감이 있었기 때문에 기본이론 건너뛰고 핵심이론 강의로 바로 들어갔습니다.
- 시중 학원의 강의 단계를 기준으로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4월에 전혀 모르는 부동산학개론은 입문과 기초과정을 들었고, 조금 경험이 있는 민법은 입문과정만 들었습니다. 학개론은 전혀 모르는 개념이 많아서 조금 더 신경 썼고, 민법은 기억을 불러오는 수준으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렇게 4월과 8월에 학개론은 입문, 기초, 기본 강의를 들었고, 민법은 입문, 핵심 강의를 듣는데 집중했습니다.
- 9월부터는 문제풀이를 시작했고 본격적인 수험생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스터디카페도 등록해서 밤 10시부터 각잡고 공부했습니다. 학개론의 계산문제와 민법 암기에 집중했습니다. 문제풀이는 해커스 예상문제집으로 진행했습니다. 실제 시험지 크기에 실제 글자 크기로 인쇄되어 있는 걸 찾았는데, 다른 학원 교재도 다 그렇게 만들었더라고요. 아무튼 9월에는 일주일에 1회분씩 풀다가 시험이 다가오면서 3일에 1회분까지 문제풀이 양을 늘렸습니다. 오답 확인하고 기본서로 정한 책(말이 기본서지 요약집으로 봤습니다)에서 오답 부분 다시 읽어보는 작업을 한 달 반 정도 했습니다.
인터넷 강의와 교수 선택
- 처음에는 지인의 해커스 공인중개사 아이디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진짜 시험에 응시해야겠다는 의지도 많지 않아서 설렁설렁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강의를 들을수록 다른 사람 아이디로 강의를 보는 게 불편해졌습니다. 시간대도 맞춰야 하고, 강의는 공짜로 보지만 그래도 책값은 내야 하니 공짜 같지도 않았습니다.
- 그래서 다른 방법을 알아보다가 해커스 공인중개사 유튜브에서 '유료강의 무료공개' 시리즈를 열심히 봤습니다. 이론 강의는 이걸로 끝낸 셈입니다. (해커스에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남들은 유튜브로 재미있는 거 볼 때 저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남들은 시간 때우기 할 때 저는 조금이라도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생각에 강의 보는 거에 대한 저항감이 덜 하더라고요.
- 교수를 고를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바로 교재의 두께입니다. 부동산학개론은 강양구 교수님의 숲보기 교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100쪽이 조금 넘는 분량으로 부동산학개론 시험의 모든 이론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교재처럼 줄글이 줄줄줄줄 나오는 게 아니라 암기에 최적화된 도식들이 가득해서 이해도 암기도 쉬웠습니다. 나중에는 아내에게 책을 펴고 설명해주기도 했는데, 설명하기도 좋더라고요. 메타인지학습을 한 거죠.
- 민법은 민희열 교수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교재가 얇아서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수험 막판에는 그 얇은 교재도 반만 보게 되더라고요. 교재는 도식화된 부분과 줄글로 된 부분으로 나뉘어있었는데, 저는 줄글 형태로 된 부분만 봤습니다. 예전에 그렇게 보던 게 익숙해서 그런 거 같습니다. 그리고 민법은 문장을 통째로 알고 있는 게 문제를 맞히기 적합하다고 판단해서 줄글책을 3 회독은 한 거 같습니다.
- 10월에는 유튜브에서 박문각의 강의도 많이 들었습니다. 일타 김백중 교수의 박문각클라쓰와 국승옥 교수의 개인방송을 많이 봤는데, 이분들은 진짜 유튜브에 최적화된 강의를 진행하시는 거 같아요. 샤워하면서, 변기에 앉아서 틀어놓으면 한 두 문제 맞히게 됩니다. 농담 아닙니다.
수험 및 시험 전략
포스팅 처음에 말씀드렸던 실제 점수가 10월 둘째 주부터 꾸준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시험장에 가서도 아는 것만 잘 풀면 된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런데 시험의 체감 난이도는 높았고, 시험 중에 멘털이 조금 나갈 때도 있었어요. 낯설고 모르는 지문이나 문제유형이 나오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평소보다 점수가 낮겠다는 생각은 거의 확신처럼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교수님들 총평을 들어보니 체감만 어려웠지 실제 난이도는 그렇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더라고요. 제 점수도 평소처럼 나왔고요.
끝으로 제가 썼던 전략 몇 가지만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부동산학개론의 이론을 절반 정도 알 거 같다는 느낌이 들 때부터 계산문제에 신경을 썼습니다. 그전에는 계산문제까지 하다가 허덕댈 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민법에서 특별법은 버렸습니다. 특별법에서 6문제 나오는데, 점수로는 15점입니다. 민법을 잘 다지면 특별법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합격권에 충분히 들겠다는 생각에서 이런 전략을 폈습니다. 실제 시험에서는 특별법 6문제 중에서 찍어서 1문제 맞혔고요.
2차 시험 합격한 것도 아니고 겨우 1차 시험 보고 수기까지 쓰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죠. 개인적으로는 2차 시험 준비하는데 스스로 긴장감을 만들 필요가 있어서 정리해 봤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드리고자 하는 이야기는 평범한 직장인이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모쪼록 시험을 처음 준비하는 분들, 할까 말까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제 경험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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