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야구의 새 시즌이 시작되는 시기를 맞아 '야구의 꽃' 투수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선수 출신이 아닌 순수 생활체육인이 주로 뛰는 4부 리그를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사회인야구에 관심을 갖고 처음으로 팀에 가입하시려는 분, 사회인팀에서 투수를 하려는 목표를 갖고 계신 분, 취미로 야구를 하고 있는 학생 등이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저는 4부 리그를 15년 정도 경험한 순수 아마추어임을 감안하고 읽어주십시오.
1. 제구력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야구라는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타자가 칠 수 있는 범위로 공을 던져야 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포수가 받을 수 있는 범위이기도 합니다. 바로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는 거죠. 누구나 아는 말이라 뻔하게 들리시나요?
하지만 실제로 생활체육으로 야구를 시작하는 분들은 기본 중의 기본인 이 말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캐치볼을 할 때부터 받는 사람의 가슴으로 공을 던져주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게 던지는 것을 먼저 생각합니다.
15년 동안 구위가 좋은 사람을 여러 명 만나봤지만, 이들이 모두 투수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공을 세게 던질 수 있어도 스트라이크 존으로 던질 수 없다면 경기는 진행되지 않습니다. 볼넷만 남발하다 경기는 끝나죠. 10개 중 5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던지더라도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심하다면 투수로 낙제점을 받습니다. 스트라이크 몇 개만 쳐내 파울을 만들면 볼넷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구위뿐만 아니라 구종, 구질 등에 장점이 있어도 제구력이 잡혀 있어야 팀의 투수를 맡을 수 있습니다.
2. 팀을 위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사회인야구에서 투수는 다른 팀원보다 팀을 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실력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투수가 더 노력해야 합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야구에서 투수의 비중이 큰 게 사실입니다. 4부 리그 선수 수준에 맞게 표현하면, 투수는 경기 중에 공을 가장 많이 만질 수 있는 특권을 갖기 때문에 가장 재미있는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인야구팀의 투수라면 이 부분을 좀 다르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른 10명이 넘는 팀원들이 투수에게 가장 재미있는 자리를 양보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같은 회비를 내고 같은 시간을 내서 야구를 하면서도 가장 재미있는 포지션을 할 수 없는 사람이 더 많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을 잊고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면 그 팀은 머지않아 해체 수순을 밟습니다. 사회인야구팀에서는 야구를 잘하는 한두 명이 팀의 유지에 가장 위험한 존재입니다.
투수가 경기 내외적으로 팀을 위하는 행동을 하면 팀원들의 신뢰가 쌓입니다. 팀원들의 신뢰가 쌓이면 팀원들이 투수를 맡아줄 것을 기대하게 됩니다. 이런 선순환이 생겨야 팀이 잘 유지되고, 승패에 상관없이 팀이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실력에 상관없이 팀원 모두가 수평적 관계여야 합니다.
3. 투수는 준비하는 시간도 다른 포지션과 다르다.
여기서 준비하는 시간이란 경기 전 워밍업을 위한 스트레칭이나 캐치볼을 할 때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투수의 준비는 경기일 며칠 전에 시작해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첫째, 투구는 사람의 몸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합니다. 프로야구 선수들 중 선발투수들이 5일 간격으로 등판하는 것이 괜히 하는 것이 아닙니다. 좋아하는 야구를 오랫동안 잘하기 위해서는 준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선수 수명이 짧아질 수 있습니다.
둘째, 투수의 컨디션 조절 실패는 개인의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경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투수의 컨디션 난조는 야수가 실책 몇 개 하는 것보다 큰 영향력을 갖습니다.
이 글에서는 기술적인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순수한 생활체육인이기 때문에 저보다 잘 말씀해 주실 분들이 많기 때문에 아는 척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회인야구를 더 즐겁게 즐겨보자는 관점에서 몇 자 적어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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